비 내리던 수요일, 처음 공연 소식을 접했을 때 부터 보고싶던 키사라기 미키짱 공연을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일년 전 자살한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를 잊지 못하는 다섯명의 삼촌팬들이 모여 추모회를 갖던 도중, 그녀의 자살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야기는 급격한 흐름으로 반전으로 치닫게 됩니다.

제가 본 공연은 수요일 오후 8시 공연으로, 김남진씨가 캐스팅 되어 있는 걸 봤을 때부터 (유일하게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였기에) 내심 기대하고는 있었지만 정말 김남진씨가 이에모토 역으로 나와서 기뻤습니다!! 진짜 키가 크시더라구요!! 길쭉길쭉~~

전체적으로 웃을 수 있는 이야기로, 반전에 반전을 치닫다보니 마지막에는 해피엔딩 해피엔딩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 정말 이대로 끝나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지만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는 옛 말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산 사람은 살아야하는.

한 편으로는 그 과정이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기 합리화. 동지 의식. 뭐 그런거? 이 중 죄 없는 사람만 그녀에게 돌을 던져라, 라는 이야기와 모든 사람이 공범...뭐 그런 말들이 저절로 생각나는 연극이기도 했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고 즐거웠기때문에 일단 50% 할인 티켓도 챙겨왔고 다른 캐스팅으로 한번 더 볼 의향도 있습니다만 잭 더 리퍼를 봐야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_~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오후 8시 캐스팅

지존 이에모토 : 김남진 (위에 적힌대로 정말 길쭉하셨던 분..)
딸기소녀 : 염동헌 (사실 공연 포스팅을 봤을 때 이 분이 나오는 날로 보고싶다는 소망을 가졌었는데 꿈이 이루어져서 기뻤습니다.)
키무라 타쿠아 : 김원해 (책자의 사진..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웠지만 아마 이 분이셨을 거예요. 마지막까지 현란한 헤드뱅잉과 함께 신나는 댄스를 선보이셨었는데 그 탓인지 나중에 커튼콜 후 올라가셨을 때 한참을 움직이지 못한 채 무릎을 붙잡고 헉헉 대시는 그림자가 보여 한참 더 웃었었습니다. 정말 혼신의 댄스셨다는..)
야스오 : 최재섭 (귀여운 분, 표정도 다양하고 동글동글하셔서 정말 귀여우셨어요..)
스네이크 : 김민규 (감초라고 해야하나....아...정말....처음 미키의 대역을 하기 위해 가발을 쓰셨다가 회상씬이 끝난 후 몸을 날려 쇼파에 착지하셨을 때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연극이다보니 에피소드도 웃을 수 있는 부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박진감 넘치던 후반부에서 잘못 넘어져 정말 큰 일이 있을 뻔 했던, 그래서 다 같이 안도의 숨을 내쉬며 미끌하신 딸기아저씨를 원망하던 부분이라던가, 회상씬 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재빨리 이동하시던 배우분들이라던가...

오랜만에 본 연극이였던 만큼 정말 즐거웠고 기분 좋았던 키사라기 미키짱!! 8월 7일까지 대학로 (혜화) 의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텐바이텐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크읍 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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