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llybean 시즌 2
7/11 수요일
젤리빈
2012. 7. 11. 23:15
전부터 노리다 큰맘먹고 주문한 팔찌가 왔다. 제일 기대했는데 제일 품질이 떨어져서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열심히 착용해서 뽕을 빼야지. 지금 아귀 맞춘다고 옆에 세워뒀는데 철사가 제대로 맞물려줄지 모르겠다.
6천원의 만찬. 8년째 단골인 의정부(-_-) 포장마차의 떡볶이와 순대. 정기적으로 흡입해주지 않으면 울적해지기 때문에 동생이 종종 다녀오는데 8년 단골에 그 집 식구들 모두와 얼굴을 튼 동생덕에 늘 양이 많아서 다른 곳에서 떡볶이를 사기 힘들단 단점도 있다. 맛도 이미 익숙해졌고...그런데 오늘의 순대에서는 수돗물맛이 나서 조금 찜찜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 먹었다..8년동안 생각한건데 우린 저 집의 떡볶이와 순대만 끊어도 돈을 꽤 많이 모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이 동네에는 고양이가 많다. 특히 우리집이 있는 라인은 고양이가 정말 많은데 옛날 집들이라 지붕이나 대문에 저렇게 널찍한 공간이 있다보니 고양이들이 많이 쉬다 가곤한다. 운이 좋으면 내 방 뒤에, 1층 창고 지붕위에서 뒹굴거리며 혼자 노는 턱시도고양이 (아깽이)를 볼 수도 있고, 한쪽 귀가 잘린 노랑둥이와 아이컨택을 할 수도 있고, 흰색 고양이에게 인사할 수도 있다. 저 노랑둥이는 저 곳에 굉장히 자주 오는 편인데 저 곳은 옆집 텃밭이 있는 곳이기도 해서 옆집 아줌마가 많이 애잔해하는 냥이이기도 하다. 가끔 "에구, 오늘도 아무것도 못먹었어?"하면서 뭔가를 주기도 하시고 밤에 집에 들어오다 가끔 저 자리에서 석고상처럼 앉아있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마치 집을 지키는 것 처럼 늠름하게 앉아서 역에서부터 집까지 오는 길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이 번쩍번쩍 빛난다 :D
가끔은 술 취한 아저씨들이 고양이에게 먹을 걸 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혹은 사냥을 한 냥이가 담벼락에 앉아 먹고 있을 땐 아저씨들이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며 먹는 걸 바라보고 계실 때도 있다. 고양이가 움찔움찔하면 함박 미소를 지으시며 "괘얀타 괘얀타 무으라 얼른 무으라~ 딴 놈 오면 채가뿐다~" 하시는데 고양이는 경계하다 밥 먹는걸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도 있다. 그럴땐 아저씨들의 탄식소리도 들을 수 있다.
불경외는 소리와 목탁 두드리는 소리, 창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 가끔은 아코디언 소리가 들릴 때도 있고 노랫소리가 들릴 때도 있다. 주말이면 노래자랑이 열리느라 바쁘고, 태권도 학원 아이들이 시범경기를 한다며 공원의 야외무대를 장악할 때도 있다. 지나가다 아무에게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면 "이번에 이사오셨나봐요~ 여기 좋아요~"라는 말이 돌아오는 둥글둥글 재밌는 동네.
+
어제 쓴다는걸 까먹어서 오늘.. 머리를 감을때까지만해도 물이 맑아서 빨간 색인데 물이 안빠진다고 좋아했는데 나중에 머리를 말리려고 수건을 들어 텁!!! 하는 순간 수건에 희미한 붉은 물이 묻어나는 걸 발견해서 부랴부랴 수건을 바꿨다. 하필 흰수건으로 머리를 닦아서 망..ㅠㅠ 염색약은 잘 빠지지도 않던데 고민이다..
머리색은 엷어지거나 하진 않은 것 같다. 여전히 붉은끼가 도는 갈색. 예뻐서 마음에 드는데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색이 잘 잡히지 않아서 괴롭다. 나 사진기 사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