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팀 버튼 (2010 / 미국)
출연 조니 뎁, 미아 와시코우스카, 헬레나 본햄 카터, 앤 헤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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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도 체크해둘 정도로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까맣게 잊고있다가 (이 동네) 극장에서 내려가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보고 왔습니다. 일반으로 한번, 리얼디로 한번 보고왔는데 의자까지 움직인다는 3D로는 보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리얼디를 떠올리면 그냥 안보는게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안경을 쓰고있어서 그런지 그 위에 안경을 더 써야하는 리얼디는 너무 어지럽더라구요. 3D로 표현되는 부분이 적기도 했구요. 꽃만 입체적으로 흔들리다 만 것 같아요. 전 내심 앨리스가 동굴에서 떨어지며 여기저기 부딪힐때 같이 부딪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라고 믿었었거든요. 이런 근거없는 믿음을 품고 영화를 보면 안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영화는 3월 말, 4월 초에 보고 글은 4월 5일에 쓰다 만거라 어떘었는지 가물거리는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건 빨간 여왕이 하트기사에게 했던 대사예요. 사랑받지 못할 바에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게 나아. 그때 성 아래 개울?? 같은거에 왕의 얼굴이 둥둥 떠있는 걸 보면서 그녀의 과거 이야기가 있다면 좋았을텐데, 따로 나올 예정은 없는 것 같더군요. 혹시나해서 소설판도 사봤는데 빨간여왕 이야기...............없습니다. 그냥 영화에 나온게 전부 ㅠㅠ

재밌었지만 기대만큼은 아닌 영화였어요. 스케일이 엄청 큰데 그걸 뭉텅뭉텅 잘라서 대충 처음 끝만 완성지어 붙여둔걸 본 기분도 들고. 팀 버튼과 조니 뎁이래서 기대했건만 모자장수엔 공감이 안되기도 하고. 하얀 여왕도 마찬가지였구요. 그 스피디한 진행 속에서 뚜렷하게 캐릭터가 구축된건 빨간 여왕 뿐이였던 것 같아요. 그녀의 공포정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분량이 많았던 탓도 있겠지만...마지막까지 사랑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 남아있어서 더 안쓰러웠어요. 큰 사람에겐 관대한 것도 그렇고. 가차없이 목을 쳐내면서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사람을 찾고싶어하는 것도 그냥 다 안쓰러워서 자꾸 빨간 여왕만 생각나네요.

그러라고 만든 영화는 아닌 것 같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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