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잔예'와 '귀담백경'을 함께 구매했고 두개를 번갈아가면서 읽었기 때문에 이 두 권이 짝궁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귀담백경은 오노 후유미가 수집해온 독자들의 괴담이야기를 추려서 낸 책이고, 잔예는 귀담백경에 나와있는 편지 한통에서 시작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며 읽기 딱 좋은, 고런 느낌. 

처음에 구매했을 때 한번, 그리고 최근에 잔예가 영화화 되었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한번 더 읽었는데 두번 다 사람 많은 대낮은 스타벅스에서 읽었다...엄청 무섭고 잔인한 장면이 나온다던가 묘사가 지나칠정도로 생생한 것도 아닌데 번역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기분나쁜 찜찜한 뭔가가 있는 이야기라 혼자 집에서 읽다보면 기분이 이상해져버린다. 이런 것도 오염이나 부정을 탄 것일까? 아니면 그냥 내가 단순해서..그럴 가능성이 많긴 하지. 응. 

잔예는 주인공인 '작가'가 독자의 편지 한 통을 읽고 답장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기분탓이고 금새 지나가는거라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사실은 좀 더 넓고 깊은 배경이 숨겨져있다는 걸 알게되었을 때 멈출 것인가 좀 더 파헤쳐볼것인가의 사이에서 망설이기도 하고, 막막해하기도 하고, 작은 실마리에 기뻐하기도 하고...

어떻게보면 단순한 이야기인데도 무섭다는게 신기할 정도라, 사실 영화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 내에서 대대적으로 방탈출게임을 접목시켜 영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해서 (게다가 이게 정말 무서웠다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평이 참...그렇다..

물론 평이 낮은 영화 중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간혹 생기기때문에 한번쯤 봐보고싶기는 한데 언제쯤 보게될지는 모르겠음. 


+ 재미가 없지도 않고, 술술 읽히지 않는 것도 아닌데 딱히 강렬한 한방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그냥 역사추적하는 걸 엿보는 기분이라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질척질척한 특유의 기분나쁨때문인가 이 책을 굳이 가지고 있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한번만 더 읽고 나눔하거나 교환해야지, 했었는데 잔예의 화자는 작가고, 게다가 오노 후유미와 매우 닮은 성향과 작업방식을 가진 작가로 나와서 그런가? 체인지링을 읽었을 때 처럼 묘한 기분으로 현실과 허구 사이를 걷는 기분이였던건 내 취향이라 괜히 망설이게 된다. 


++ 귀담백경이 조금 더 좋다.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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