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에 다녀왔어요~ 라고 쓰기엔 희미하게 남아있는 양심에 가책이 느껴져서 그냥 낭독회 이름만 뚝 잘라 올립니다. 지난 4월 20일, 대학로 일석기념관에서 민음사에서 주최한 고전 낭독회가 있었어요.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의 저자이신 정혜윤PD님과의 자리였고 꽤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더라구요. 전 읽어본 고전이 몇개 없어서 걱정했었는데, 생각했던 것 처럼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없었지만 의외로 즐겁더라구요. 저런 모임이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을 정도로요.
세권의 고전은 정혜윤PD님이, 그리고 두권의 고전은 신청한 독자분들이 읽어주셨는데 재밌었어요. 나중에 날아온 메일이나 그곳에서 말씀하셨던 것 처럼 각자 좋아하는 고전과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어도 좋았을텐데 뭐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정혜윤PD님의 칼럼은 침대와 책 이후에 처음..크흠;; 본건데요...예전의 캌럼에 비해 깊이? 뭔가 전달하고자하는 의지?? 그런게 들어있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셨더라구요. 질문시간에 그것에 대해 여쭤보고싶기도 했는데 다른 분이 질문해주신 답변 뒤에 그 부분에 관련해서 칼럼을 쓰기 전에 변한 의식같은거? 그런걸 이야기해주셔서 더 좋았어요. 그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구요. 전 칼럼도 좋아하지만 그분이 직접 말해주시는 책 이야기가 더 좋았거든요. 왜 좋아하는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플러스 오오라가 가득하잖아요. 그래서 전 다른 블로그에 놀러갔을때도 뭔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폴폴나는 (어..욕설이 적힌 블로그는 제외하고말이죠...) 곳을 좋아하는데 그분이 책 이야기를 할때는 그런 소녀적인 모락모락한 플러스 분위기가 나요. 이거 아세요? 못들어보셨어요? 이거 진짜 재밌는데..이거 이런이런내용이예요, 재밌을 것 같죠? 읽어보세요~ 진짜 재밌어요~ 이런거요 ㅎㅎ 그래서 이번 낭독회에도 참가했던거라 굉장히 흡족했습니다. 칼럼도 좋지만 라디오방송처럼 10분에서 15분정도, 책과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방송을 하신다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매일이라도 들을 수 있는데..
따로 신청해서 낭독해주셨던 두분도 굉장히 멋지셨어요. 특히 한분은 완전 성우처럼 읽어주셔서 감동...근데 책을 읽을땐 느끼지 못했던 번역체가 뭔지 알것같더라구요. 책을 그대로 읽으면서 사람에게 전달한다는건 조금 어려운 일 같단 생각도 했습니다.
저런 모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맥주나 커피 마시면서 책 이야기하고, 수다떨고 책도 같이 읽는...
+ 세계가 두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이라는 제목은 고전을 읽기 전과 읽고난 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제목인 듯 합니다. 고전을 읽어보길 권하실때 정혜윤PD님이 말씀하셨었거든요. 언젠가 동호회에서 "시대가 변해도 통하는 고전과 그렇지 않은 고전이 있다고 생각해??"라는 질문이 올라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된 고민을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면서 제가 지금 읽고있는 책은 고전과 전혀 상관없는 '범인없는 살인의 밤'이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