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울고있다. 매미가 울면 날이 밝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많이 더웠는지 고선생이 보이지않아서 내심 울적했다.
그렇지만 사람도 집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더운데 털옷입은 고양이는
오죽할까싶어서 더위가 지나면 볼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조금 전-
그러니까 새벽 네시 조금 넘어서? 동생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고선생이 와있음을 알려줬다. 어제보다 더 어려보이는 고선생은 동생의 창 밖에 웅크리고 앉아
나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제는 내 인사를 받아줬는데. 서운한 생각도 들었지만 굴하지않고 인사를 건네니
못이기는척 다시 인사를 받아줘서 기뻤다. 이건 내 생각인데, 고선생은 고선생이라는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하면서도 굉장하다.
한동안 무기력하게 누워 뒹굴거렸을 뿐인데 의욕이 생기고 있다.
여전히 막막하고 암담하고 뭘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지만
예전처럼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건 매일 매일 뽑고있는 타로카드가 긍정적인 카드를 계속 보여줘서 기운이 난 것도 있겠지만
그런것까지 포함해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기력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만다라 스프레드는 뽑아보지 않아도 될것같다. 그냥 그런 기분이 든다.

+ 사진은 어제인가 그저께 밤의 고선생. 고선생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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