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린, 목마른 계절.

from Review/Book 2008. 8. 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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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정화가 중요하다. 고귀하다. 정화는 나의 생의 질서요 근원이요 목적이다.
어떤 고귀한 '이데아'보다도 정화의 끝이 살짝 올라간 몹시도 작은 귀엽디 귀여운 코가 나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하다.
내가 만약 근년에 죽게 된다면 그리고 후에 정화가 이 글을 읽게 되면 얼마나 웃을까?
정화는 내가 죽어도 침침해질 아이 같지 않다.
태양 같은, 해바라기 같은 아이다. (p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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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3, 일기의 년도가 순차적이지 않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p 103은 1964년. 페이지를 쭈욱 넘겨보다가 p 155 죽음에 관하여- 라는 에세이가 65년도에 쓴 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혹시 그녀도 습관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던 것이였을까? 앞으로 거슬러 오르다 p34 집시처럼- 도 65년도의 글이라는 것을 찾았다. 스트레스와 갈망이 쌓이고 쌓이다 빵!! 하고 터진 것일까.

p 156부터 시작되는 '행복하게 사는 소망'의 딸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쨰서 그녀가 자살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63년에 쓴 일기들. 그녀가 자살한 것은 65년 1월 11일. p 161 마지막에 실린 일기 (63년의 글)엔 "나는 무가 되고 싶다. 정화의 의식 세계에 너무 깊이 투영되고 싶지 않다. 정화가 나를 잊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이것이 그 이유일까? 그렇지만 난 어렸을 때 죽어버린 엄마(특히 그 방법이 자살이라면)의 쪽이 훨씬 더 잊을 수 없는 족쇄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억이 적으니 덜 충격적일거라는 걸까. 그렇지만 p101에서도 그렇지만 그녀와 그녀의 딸은 지나치게 사이가 좋다.

덧붙이기) 결국 검색을 했다. 그녀의 딸은 지금 외국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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