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이 맞나..) 사랑하고 애정해마지 않는 쿄롤님의 격분의 포스팅을 봤다. 레진사마의 블로그가 정지를 먹었다는 비보를 전하시며 분노를 표하셨는데 난 레진사마의 블로그에 가본적이 없어서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트랙백을 통해 걸려있는 레진사마식 짤방, 을 보면 어떤 거였는지 감이 잡힌다. 매우 훈훈하고도 자비로운 언니들의 사진이였는데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언니들 옷차림이 좀 추워보였으니까 문제가 됐을거다. 티스토리는 다음이라는 메이저에 속한 공간이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오니까 수위조절을 해야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렇지만 이건 뭔가 아니다. 잘 말할 순 없는데 이런 방식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지금상황은 대략 이렇다. 음- 그러니까-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서 훤히 보이는 아파트 1층에 오덕이 하나 사는데 그 오덕의 집엔 헐벗은 여자의 브로마이드가 많이 붙여져있고 오덕오덕한 쿠션커버라던가 베개도 있다. 오덕인데 불필요할 정도로 인맥도 넓어서 사람도 자주 찾아와. 근데 그게 다 똑같은 오덕. 오덕오덕한 사진을 가져와 나눠보고 오덕오덕한 영상을 보고 오덕오덕하게 노는데 1층인데다 소리도 커서 주위에서도 보게되고, 막 소리도 들리는거라.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집주인에게 "저 오덕이 민폐끼쳐욧!!"하며 탄원서가 물밀듯 밀려오니까 집주인은 순찰을 나섰어. 근데 진짜 이건 안되겠다 싶은거야. 하필 1층인데, 하필 도로변인데!!! 이대로 있다가 아파트 평판이 나빠지겠다 싶어서 오덕에게 당장 나가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경고장을 대문이 아니라 아파트 메모장에 붙여서 정작 오덕은 그 글을 못봤고, 세번 경고했던 집주인은 머리 끝까지 화가나서 오덕을 내쫓고 문을 잠궈버렸어. 짐은 그대로 다 안에 있는데. 경고했는데 나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덕만 내쫓은... 오덕은 빈 몸으로 그냥 몸만 나와야했다는 그런 상황? 짐만 가지고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통사정을 해도 집주인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 소식조차 없다, 라는 것이 옵션으로 붙는다. (그렇다고 레진님이 오덕인건 아닐..껄? 그냥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비유는 저것뿐이였다. 이런 몹쓸 오덕 ㅠㅠ)
레진님은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티스토리에 공지로 올라온 해명글을 보면 받는 분 (레진님)이 메일을 수신거부해 세번의 공고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세번의 공지를 했고, 수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단조치를 했다, 라고 적어뒀더라.
내가 멀쩡히 쓰던 네이버를 두고 티스토리로 온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땐 네이버에 플톡글이 옮겨지지 않았었고, 오디언도 홍보하고 싶었다. 네이버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것도 있고 구하기 힘들었던 초대장에 대한 오기도 있었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내 블로그를 알려주기 싫은 이유도 있었다. 그러니까 대외용 블로그가 필요했다 이거지. (문젠 이게 지금은 반대로 적용되서 난 이 블로그를 아무에게나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다. 윽...) 그렇게 설렁설렁 굴릴 예정으로 만든 티스토리에 애정을 갖게된 것은 이벤트 당첨도 있지만 어느날 티스토리에 관한 글을 아무 생각없이 짧게 썼을때 달린 운영자의 덧글때문이였다.
티스토리님이 보고계셔!!!라는 경악스러움이 줬던 충격이란.. 내 맘대로 글도 못쓰겠네, 라고 투덜대긴 했지만 내심 기분 좋기도 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불편한 점이 있나 없나 (비록 고쳐지기까진 느릴지라도) 살펴보고 덧글이나마 좋게 달아주는 모습이 사람냄새가 나서 좋았다고나 할까. 좋은 곳에 자리 잡았구나, 싶어 기쁘기도 했다. 그래서 더 이번 레진님에 대한 조치가 서운하다.
티스토리는 몸집이 점점 불어나고 있다. 회원도 늘어나고 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일련의 작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래저래 블로그도 사업의 하나일 뿐이란 것도 알고 있고, 회원이 이렇게 불어난 이상 회원 한사람한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무리라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렇지만 난 쓸데없이 몸집을 불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용시키는 것 보다는 예전의 시스템을 고수하면서 개발할 시간에 사람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주길 바랬다.
티스토리는 지금까지 해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되고 있다. 용량제한도 없고, mp3도 그대로 올릴 수 있다. 초대장을 받아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하지만 하나의 메일주소로 다섯개의 블로그를 만들 수 있고 꽤 많은 인원의 팀블로그도 개설할 수 있다. 활동을 열심히 하면 초대장이 생기는 프로그램도 나름 희열이 있다. 이건 나만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다른 회사들고는 달리 이미지 편집을 눌러도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너무 좋다. (이거 바뀌면 나 블로그 접을지도)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걸까? 몸집이 불어나는 것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고 싶은데 나만 그런걸까.
블로그를 운영하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애정이 들어간다. 나처럼 그냥 수다떠는게 좋아서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블로그에 대한 애정이 있다. 웹서비스에 빌붙어 사는 것일지라도 내가 주소를 정하고 내가 만들어 내가 꾸민 '내 집'이니까. 세들어사는 사람이니까 집주인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 그건 알고있다. 집주인과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면 방을 빼야하는거겠지. 경고를 했음에도 듣지 않으면 강제로 방을 빼게하는 것도 맞다.
그렇지만 왜 블로그로 와주지 않았지? 블로거에게 자신의 블로그가 닫힌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블로그에 애정을 쏟고 있는 사람의 경우엔 더.
운영방침에 맞지 않기때문에 차단을 시킨다. 그렇다면 예전에 내게, 그리고 다른 분들에게 그랬던 것 처럼 블로그에 덧글을 달거나 방명록에 비밀글을 써줄 수는 없었던걸까. 차단이 된 후에도 적어도 본인이 블로그를 백업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아량은 보여줄 수 없는건가. 사람들에게 욕먹는게 일인 네이버도 본인이 요청하면 (블로그 주인에 한해) 블로그를 열어준다. 수정을 해서 다시 메일을 보내 검열을 거치던가, 아니면 그 글을 삭제할 시간을 다시 주는거다. 물론 블로그 백업만 받고 블로그를 닫아도 된다. 적어도 그정도 선택은 할 수 있게해준다.
이래저래 티스토리가 좋았다. 처음 변두리 블로그에 덧글을 달아줬던 세세함도. 욕먹고 돌맞아도 꿋꿋이 촛불시위를 메인에 올려줬던 깡도. 나눔배너와 촛불배너, 독도 씰을 공지로 꼬박꼬박 올려주던 인간다움도. 몸집이 커져도 유저에게서 가깝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사업체는 사업체, 어쩔 수 없나보다.
옳다 그르다를 말할 생각은 없다. 모른다. 머리도 아프고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그렇지만 레진님이 자신의 글은 백업을 받으셨음 좋겠다. 레진님이 쓴 글은 레진님 거고, 내가 쓴 글은 내거니까. 다른 건 몰라도 백업만은 하게 해줬으면.. 아니, 백업은 하게 해줘야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백업조차 받을 수 없게 만든건 잘못됐어!!!
만약 내 블로그가 갑자기 티스토리의 약관에 어긋나 예고없이 차단조치를 받았을때 난 아, 내가 잘못했으니까, 라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적어도 그 전에 설명정도는 보고싶다. 블로그 회사와 블로거인 만큼.. 그 설명과 안내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메일은 확인 안해도 블로그는 확인하는 것이 블로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