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from Jellybean 시즌 1 2008. 9. 29. 04:05



1. 벌레를 죽였습니다. 죽이려던게 아니고 조심스레 싸서 밖에 놔주려고 했는데 발이 많이 달린 벌레라 애가 놀라서 손근처로 다가오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힘을 주는 바람에..딱히 무는 벌레도 아니였고 바퀴벌레같은 것도 아니라 살려서 내보내려했는데 우울하네요. 생각해보면 걔도 놀랐으니까 살려고 발버둥쳤을텐데. 그렇다고 그 큰걸 방에 그냥 내버려두자니 무서웠단 말야. 잘때 근처를 배회할거란 생각을 하니 견딜 수가 없었어요. 아, 어느새 변명하고 있구나; 이게 처음이 아니라 더 우울합니다. 저번에도 비슷하게 생긴 긴 벌레를 살려주겠답시고 종이에 옮기다 죽여버린 전적이....후우....


2. 절 위해 꽃단장을 하고 나오셨다고 했는데 결국 나가질 못했어요. 우울함을 달래기위해 비장의 별미, 회국수를 해먹었는데 어째 사진이 안이쁘게 나왔네요. 국수 싫어하는 동생도 맛있다~ 라고 한그릇을 비웠는데ㅠㅠ

분명 디카로 찍었건만

어째서 웹캠의 느낌이 나는게냐;


전 국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남동생은 칼국수 외의 국수는 싫어해서 (따뜻한 국수는 그나마 조금 먹음) 잘 안먹으려하는데 이번엔 회국수라니까 신기해서인지 먹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집에서 준비한건 국수밖에 없지만요. 엄마가 아는분(냉면집을 하심)께 얻어오신 회냉면용 회랑 양념장, 겨자 한스푼, 참기름 조금 넣고 기호에 따라 김가루를 뿌려 먹지요. 이번에 처음 안건데 회냉면용 회는 가재미를 많이 쓴대요~ 꼬득꼬득해서 맛있더라구요. 그런데 전 양념에 대한 욕심이 쓸데없이 많아서 늘 양껏 넣고 먹으면서 괴로워해요; 내 사전에 간보기란 없다-ㅁ- <- 자랑이냐. 이번에도 겨자를 좀 더 넣는게 좋지 않을까~ 하면서 아주 듬뿍 퍼넣는 바람에 욱.. 이틀전에 그것때문에 괴로워해놓고 발전이란게 없습니다; 제가 늘 떡볶이를 실패하는건 그래서라능; 레시피에 고추장 한스푼만 넣으래도 왠지 불안해서 반스푼을 더 넣어버리는 나-_- 이러면 안돼, 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제가 수저를 들고있을땐 자제가 안되서 슬픕니다. 궁금하진 않으시겠지만 전 계피랑 생강, 겨자, 와사비 이런거 좋아하거든요. 그 톡쏘는 찡한 맛이 참을 수 없어서>_<!!!!!! 아잉!!!! 유자차에 생강넣어 먹는걸 좋아하지만 집에 생강밖에 없으면 그냥 생강만 끓여서도 잘 마셔요. 조금 맵긴 하지만 그 정도야..몸이 따숩어지니까 괜찮습니다. 음음. 웃긴건 이렇게 사랑하는데도 매운걸 잘 못먹는다는거; 매운거에 대한 짝사랑 외에도 비슷한 걸로 공포물에 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절절한...


3. 배가 불러요~ 회국수 먹고 매워서 연시라는 이름의 홍시를 반개 먹고 과자랑 커피를 먹고 동생이 깎아주는 배 1/4쪽을 먹은게 오늘 식사량의 다인데 쉼없이 먹어서인지 소화가 잘 안되네요. 아, 과자는 동생이 사온 사브레를 먹었습니다. 세일해서 990원이였다면서 동생이 사왔거든요. 오랜만에 먹으니까 어찌나 맛있던지. 양이 많아서 중간에 좀 질렸지만 두 남매가 커피와 함께 냠냠 했지요. 그리고 중간에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커피에 찍어서 냠냠


커피에 찍어서 먹다가 왠지 찍어보고싶었거든요. 사진 근사하게 찍는 분들이 너무 부러웠던터라 폼잡고 찍는다고 혼자 한손에 과자 들고 한손에 그 튼튼한 A95를 들고 부들부들 떨며 접사를 시도하다 한번 실패했어요; 커피가 뜨거웠던터라 적셔진 부분이 훌렁~하고 커피 속으로 다이빙해버리더라구요. 불굴의 의지로 두번째 시도해서 성공하긴했는데 사진도 별로 안 멋지고-_- 머그잔 바닥에 깔려있던 과자의 잔해도 잔뜩이였고...그랬습니다..

전 주말을 대충 이렇게 보냈어요, 다들 날이 많이 추웠는데 어찌 보내셨을런지. 새로운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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