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키의, 그리고 오토히코의 집으로 놀러가게 되었다.
2.
컨트리풍의 귀여운 방일까? 아니면 블루스 같은 느낌의 메마른 방일까? 걸으면서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어차피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텐데, 그만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았다. 복잡한 지도를 따라, 쨍쨍 뜨거운 골목길을 걸어갔다.
'ㄷ'자형으로 구부러지는 안쪽 제일 끝에 그 서양풍의 아파트가 있었다. 페퍼민트 그린 색의 벽, 좁다란 안뜰이 있다. 정말 사키다운 곳이었다. 문은 덩굴에 휘감겨 있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어둠침침하고 녹이 슬어, 은신처 같은 느낌이 들었다.
3.
대충 예상한 대로였다. 귀염성 있는 어른의 방이란 느낌이었다. 짙은 색 카펫, 책꽂이를 꽉 메운 원서, 그리고 의외로 바다풍의 터치가 있었다. 어딘가 모르게, 그랬다. 낡은 흔들의자, 가죽 소파, 부엌 바닥에 방치되어 있는 철제 스토브, 장식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양주병. 어째 선실 같은 분위기였다.
"바다, 좋아해?"
내가 물었다.
"오토히코가. 그애, 사실은 해양대학에 들어가려고 했었어."
*
아무 것도 아닐 이 부분이 자꾸 생각나서
진지하게 저 돌고래를 수놔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물론 끝까지 수놓을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지만..
선실같은 느낌의 방이라..
꽤 근사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