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성벽을 떠받치는 것은 무엇인가 '
" 도시의 벽을 떠받치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
' 두려움을 떠받치는 것은 무엇인가 '
" 벽입니다. 우리가 타고 오를 수 없는 두려움이 우리의 벽이 되니까요. "
- 빵장수 야곱 中
다른 분들의 서평이 너무 훌륭해서 쓰기도 전에 기가 죽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다짐했던 것을 되새김질 해본다는 의미로, 부족하나마 감상을 적어봅니다.
예스24에 서평을 쓰는 것 보다 카페에 올리는게 더 어렵네요^^;
학교를 그만둘 때, 나름의 꿈이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생각한 것과 현실이 다르고,
하고자 했던 일이 기계처럼 조립하면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리고 아무런 변화도 없이 멈춰서있는 자신을 보다보니
점점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로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어요.
그러다 '완벽에의 충동' 이벤트를 하길래 완벽. 충동. 훌륭한 사람. CEO!!!!!!에 눈이 멀어
응모를 했었는데 운좋게 당첨이 되어 이렇게 책을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머리말에 소개되어 있듯, 이 책은 열심히 삶을 살았던..그리고 살고있는 사람들의 순간순간이 사진으로 찍혀 한권의 책으로 엮인 사진집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자극적인 장면만이 나올 때도 있고, 좋은 장면만이 부각되어 있기도 합니다.(다른 분들 서평 읽으면서 알게된거예요. 에비타로만 알고있던 에바 페론이라던가...오프라 윈프리처럼...아, 물론 오프라 윈프리의 훌륭한 점은 잘 알고있지만요..^^;)
그렇지만 문득 생각날때마다 자신에게 강한 인상을 준 사진이 있는 부분을 펼쳐보듯 그렇게 곁에 두고 읽어도 좋을 책임과 동시에 그때 그때 필요한 약을 처방받듯, 챕터별로 살펴보며 열정을 수혈받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번에 받아들이기엔 양이 너무 방대한 것 같았거든요. 페이지 마다 담겨있는 삶의 무게랄까..열정이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스승과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만큼 길잡이를 해줄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 한권의 책 으로, 스승과 친구까지 다 얻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책을 좋아하던 어떤 분의 인터뷰에서 본 말인데..사람이 책을 고르는게 아니라, 책이 사람을 부르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벤트에 당첨된것도 제 무기력함을 가엾게 여긴 책의 넓은 마음이 아니였을까..란 생각까지 해봤던 궁지에 몰린 2#세의 구름젤리였습니다;
P 36
최배달이 생전에 가장 싫어했던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최선을 다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왠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숨어버릴 수 있는 '핑계의 그늘'같은 것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최선'이란 말 대신 모든 것을 다 던져 싸우는 모습의 '극진'이란 말을 좋아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가 창도한 가라테의 이름도 '극진 가라테'가 된 것입니다. '최선이 아니라 극진!' 바로 이 위기의 시대에 몯느 것을 다 던져 치열하게 싸우라는, 열정의 리더 최배달의 메시지입니다.
"난 할 수 있어"란 근거없는 자신감과 더불어 제 자신을 괴롭힌 건 "내가 정말 할수 있을까..?"란 자포자기의 마음이였는데 매번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둔 것 같아요. 심지어는 가장 필요할지도 모르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 조차요. 난 원래 이랬잖아..하는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거든요.. 적고나니 정말 나쁜 사람 같은..;
이번에 십자수를 하면서 사실 "어떻게 일주일 동안 두개를 완성해!!"라는 생각으로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최선이란 말 조차 핑계'라고 말하는 듯한 최배달(의 모습을 한 양동근)씨가 떠올라서 밤을 새서 하나는 완성했습니다. 어제도 막판에 밤을 새면서 열심히 수를 놨는데, 결국 이모님께 드리고 싶었던 해바라기는 완성하지 못했어요.
이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포기하고 수놓던 교통카드 케이스마저도 천을 잘못 자르는 바람에 밤 샌 보람이 없어졌죠. 밤까지 새면서 뭔가를 해본건 정말 오랜만이라 평소같았으면 "아, 역시 난 안되는건가봐.."라고 하고 말았을텐데 "아, 아까워라. 역시 좀 더 부지런 떨었어야했어..다음번엔 반드시.."라고 생각하게 된게 이 책을 읽자마자 얻은 소득이겠죠..
평소같으면 내용도 없는게 스크롤압박만 있다고 부끄러워했을테지만 오늘은 스스로가 굉장히 자랑스럽기 떄문에 아무렇지 않습니다 (라고 적는 순간 이미 난 패배한 걸지도...-_-)
바늘과 함께 이틀밤을 새고, 조금 전 이모님댁에서 책의 남은 부분을 읽었거든요.
그런데 뒤쪽에서도 정말 좋은 글이 있었기떄문에 이제 슬쩍 부끄러워질랑말랑 하지만
또 손가락 스텝을 밟아봅니다..(졌어, 확실히-_-)
273쪽에..제임스 스톡데일 장군의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 이기는 법..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었습니다.
p 273, 274
사실 불확실성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너나없이 불안해지다 못해 스스로를 통제할 힘조차 잃어버리고 마침내는 바깥의 상황변화와는 무관하게 자기 안에서부터 무너져내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톡데일은 가장 무서운 적인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 이겼습니다. 아울러 그는 자기 한 몸 추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포로수용소 내의 미군 포로들을 계급으로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우위에서 통솔했고, 포로들을 선전선동에 악용하려는 월맹군의 시도에 결연히 맞서서 끝까지 조국의 이익을 도모했습니다.
p275
사실 황량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했던 포로수용소 생활을 가장 견뎌내지 못했던 사람들은 대책없는 '낙관주의자'였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이 지긋지긋한 포로수용소에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시 부활절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이도 안되면 다시 추수감사절에는.......하고 잔뜩 기대만 가졌던 낙관주의자들은 결국 상심하다 제풀에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 자체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만으론 안됩니다.
낙관적인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당장의 어려운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해 돌파해내려는
현실주의자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가슴이 아프더라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냉정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늘 그렇듯, 오늘도 어째 서평이라기보다는 잡담, 혹은 신세한탄에 가까워진 것 같지만..
좋은 책 읽게해주신 매니져님과 좋은 책 출판해주신 출판사분들,
그리고 좋은 책 써주신 정진홍님에게...감사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열정을 안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는 것은 누구나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가슴에 와닿은 적은 처음이였거든요.
좋은 시기에, 좋은 책 만났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해요.....^^
나 진짜 말 너무 많은 것 같아...ㅠㅡ
완벽에의 충동을 읽을때 최배달씨의 부분을 마음에 들어했기때문에 리뷰에 쓴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리뷰로그를 뒤져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 카페까지 갔는데 내가 스크랩을 막아놔서 내 글인데도 내 블로그로 스크랩을 할 수 없더라orz 그래서 수정누르고 복사해왔음. 작년 5월에 쓴 리뷰인데 어째 지금보다 낫다. 우와, 난 퇴보하고있어orz
그땐 정말 카페에도 열심히 글을 썼고, 책도 열심히 읽었었는데.....반성합니다...
' 도시의 성벽을 떠받치는 것은 무엇인가 '
" 도시의 벽을 떠받치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
' 두려움을 떠받치는 것은 무엇인가 '
" 벽입니다. 우리가 타고 오를 수 없는 두려움이 우리의 벽이 되니까요. "
- 빵장수 야곱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