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엔 책을 읽는다-라기보다는
읽었던 책, 혹은 읽었다고 믿으려했던 책을 꺼내어
생각나는 부분만 훑어보곤 합니다.
읽었다고 믿으려하는 책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1. 분명히 다 읽었는데 기억이 안난다.
2. 리뷰어로 뽑힌 책이라 마지막에 허둥지둥 읽다 체했다.
3. 너무 읽기 싫어서 대충 페이지를 넘기다 중요하다 싶은 부분만 정독한다.
대충 요런 것이 제가 읽었다고 믿으려하는 책입니다(...)
읽기 싫은 책 읽는 법은 다양한데
처음만 읽고 맨 뒷장부터 앞으로 거슬러 올라온다, 라던가 (이건 공포영화볼때도 써먹는 방법인데 은근 효과 좋습니다) 응용법으로 대충 중간을 펴서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읽는다던가 중간중간 페이지 펼쳐지는 부분을 읽고 궁금해지면 앞으로 넘어온다던가 하는 방법을 씁니다만 이런 노력조차 먹히지 않는다, 라고 하면 대충 리뷰 찾아 읽고 때웁니다. 그리고 대충 그분이 쓴, 인상깊다고 나온 구절과 그 앞뒤의 맥락만 파악하고 다 읽었다며 덮죠(먼눈)
인생은...요령이라잖아요....(이런데 써먹으라는 요령은 아니다;;;)
어쨌거나 고런 의미로 요근래 읽은, 혹은 훑어본 책들입니다.
새로 산 책은 대부분 개시만 하고 마네요.
원래는 오랜만에 하는 포스팅이니만큼 성심성의껏 책표지도 찾아 올리고
네이버 책의 링크도 걸려고 했는데.....귀...귀찮아서.........
언제나처럼 글씨로만 갑니다 흑흑 ㅠㅠ
1. 요시토모 나라 '작은 별 통신'
: 추위를 피해 동생방에 대피해있을때 들춰보던 책입니다. 전 이 책을 '파리의 스노우캣'과 함께 사서 세트라고 느끼곤 하는데 처음 읽었을 때 보단 재미있더라구요. 책 사자마자 읽었을땐 별로였거든요. 손미나씨의 여행기도 작은 별 통신과 비슷한 냄새가 나서 (뭐랄까...책에서 냄새가 난다는 건 아닌데 그 문체? 책의 느낌? 뉘앙스? 풍기는 분위기? 뭐 그런게..) 읽다 말았거든요. 이번에 읽으면 작은 별 통신처럼 재밌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어요. 조만간 두권 다 완독해봐야겠습니다.
2. 살림지식총서 '디지털 게임의 미학'
: 예전에 게임시나리오 공모전 준비할때 샀던 책들인데 (게임시리즈로 다섯권이 세트판매됐었거든요) 이제서야 제대로;; 읽고 있습니다. 디지털 게임보다는 온라인 게임 - 특히 리니지 - 에 맞춰져 있어요. 그런데 몇페이지 진도 나가지도 못하고 텍스트머드게임이란 것을 발견해서 그대로 검색신공(.....) 웹게임이란 걸 찾아내서 신세계에 푸욱 빠져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능력자는 많더군요 (감동) 그런데 일본에서 유행인 웹게임과는 틀이 많이 다른 것 같아서 조만간 일웹을 한번 더 돌아볼 예정이예요. 제 이웃분들중에는 능력자가 많으시니 웹사이트 주소를 올려두면 어떤 구조로 게임이 굴러가는지 제게 알려주지 않으실랑가~하는 믿음을 안고 말이죠. 웹사이트 번역기로는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구요. 우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텍스트머드게임을 만들어봐도 재밌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건 정말 신세계였어요 *-_-* 아아ㅠㅠ
3. 베르씨의 '나무'
: 예전엔 좀 더 좋아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인가 시들시들해진 베르씨에 대한 마음(.....)
단편소설이 읽기 편해서 단편집을 뒤지던 중 집어들었던 책입니다. 전 그때나 지금이나 첫번째 단편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그 말하는 인공지능 가전제품들이 가득한 방이요. 사실 책을 꺼내들기 전까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터라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과 집사님에 대한 마음을 품으며 읽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ㅁ/ 나중에 거실에 내려갔을때 한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흑, 집사님 ㅠㅠ (집사님은 나무엔 나오지 않습니다;;)
4. Secret
: 한창 베스트셀러에 링크되어있었다던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자기계발서입니다. 전 몰랐는데 이게 영화로도 나와있다네요- 다큐멘터리 식으로. 영화도 보고싶긴한데 역시 요놈의 귀차니즘이; 이 책은 저보단 저희 어머님이 먼저 알게된 책이기도 하고, 어머님이 굉장히 좋아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전 이 책 세권 산 것 같아요; 어머님이 친구분께 선물도 하시고, 또 읽다가 다른 친구분께 뺏기기도 하셔서 지금 제가 읽는답시고 옆에 내비둔 책은 세번째 구입한 책이예요. 내용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똑같아요. 긍정적인 마인드, 늘 긍정적인 생각!! 이거면 장땡이란 내용이지요. 인간은 하나의 송신탑과 같아서 그 사람이 간절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파로 바뀌어 우주로 쏘아진대요. 이거 어디선가 많이 본 내용같지 않나요? '연금술사'에 나오던 내용이기도 하지요. 간절히 원한다면 전 우주가 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움직인다구요. 이 책 역시 앞부분만 읽다가 말았는데 조만간 다 읽고 리뷰를 써봐야겠어요. 책 크기에 비해 글자가 적어서 금방 읽겠더라구요. 저야 논다고 안읽고있지만요 으하하하 (웃지마-_-)
선물용으로 괜찮은 책 같았습니다. 책도 예쁜데다 글자도 큼직해서 어머님들이 읽기 편한 책이거든요^^
5. 짬뽕
: 최근에 산 책 중 유일하게 3페이지 이상 진도가 나간 책이예요.. 박상우씨의 단막소설집입니다. 예전에 서점에 갔을때 단막소설이란 말에 집어들었던 책인데 작가분이 (그러니까 박상우씨) 정의내린 단막소설이란 [ 정통한 단편소설과는 달리 삶의 언저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제재를 소설적 장치나 미학적 특성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이야기성만으로 살려낼 수 있는 짧은 형식의 글 ] 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기획되었다고 하구요. 전 아직 한편도 채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만은 살펴본 부분은 꽤 흥미진진해서 아껴 읽으려고 밑의 책꽂이에서 위의 책꽂이로 올려놨지요. 국내 작가들 중 남자분이 쓴 소설집과는 잘 맞지 않아 걱정도 했는데 이건 기대중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난 국내 작가는 여자들이랑도 잘 안맞-_-
6. 오늘의 거짓말
: 기억에 희미하게 남지만 일단 술술 읽히는 정이현의 소설집입니다. 이건 끝까지 다 읽었는데 귀찮아서; 이렇게 꼽사리 끼운 채 감상문을 쓰네요ㅠㅡ; 삼풍백화점을 제외한 소설들의 인상이 엷어서 한번 더 읽겠다고 쭈욱 훑어본 적이 있는데 역시 전 '삼풍백화점'이 가장 좋았어요. 표제에 쓰인 '오늘의 거짓말'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만 이 분의 경우는 너무 분위기가 짙어서....한번에 쭈욱 읽는덴 적합하지 않더라구요. 섬세합니다만 그게 좀 지루해서......첫번째 단편을 다 읽고난 저의 감상은...'죄 없는 강아지에게 화풀이 하지마 이 ㅆㅂㄹㅁ' 였습니다. 제가 왠만해선 발췌노트에 감상 안쓰는데 저건 저 말을 붙여놓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_-..그렇지만 삼풍백화점은 정말 괜찮았습니다.
7. 여행자의 로망백서 (박사, 이명석)
: Love & Free 와 함께 샀는데 러브 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인지 홀대받던 책이였습니다. 로망에 목마르던 차 다시 한번 꺼내 읽어봤는데 그때와는 달리 꽤 괜찮았어요. 물론 지금도 아주 좋다!는 아니지만 중간중간 꿈을 꿀만한 내용을 다시 한번 훑어보니 괜히 설레더라구요. 즐거웠습니다.
내년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할 무렵, 한번 더 읽어보려구요^^
8.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
: 재미있는 책입니다. 정말 재밌어요. 뭐랄까, 처음 읽었을때보다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더 웃긴 책입니다. 이웃이신 쏘는쥐님께서 선물해주신 책인데 정원사의 일년을 담은 책이예요. 에세이에 가깝습니다만 제게는 시트콤으로 읽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제 남동생은 "왜 이리 투덜대-_- 노망났나-_-" 라는 평을 하기도...
언제 한번 날 잡아 제대로 된 리뷰를 해야쓰겄는데 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