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알렘은 피가 뭉쳐 고여 있기라도 한 거처럼 관자놀이를 자꾸 문질러댔다. 메르쿠리우스의 지팡이, 연기, 절름발이 신부, 눈 등과 같은 십여 개의 상징이 머릿속에 뒤엉켜 있었다. 그것들은 통제불능의 사라반드 춤처럼 빙빙 맴돌며 세상의 정상적인 상징들을 몰아내고 거기에 광란의 움직임만 남겨두는 듯했다. 그는 앞에 문서를 펼쳐놓으면서 생각했다. 될 대로 되라지, 이 꿈을 보고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적어버릴 거야. 그래, 운에 맡길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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