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번, 주인이 다케다에게 말을 걸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슨 일을 할 건가?"
"아직 못 정했어요."
"무얼 하고 싶지?"
"글쎼,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한심하군."

그렇게 내뱉더니 주인은 다케다 앞에 산토리 각병을 들고 나와 록 글라스에 얼음을 넣고 조용히 위스키를 따랐다.

"이 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게."

그때 내가 천천히 얼음을 녹이면서 무엇을 생각했는지 확실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 역시 기억이란 못 믿을 것으로 글라스 안에 얼음 부딪히는 소리만이 귓가에 남아있다. 단 그 시간이 어떤 분기점이 된 것은 확실하다.

"이 한 잔은 그냥 주는 게 아니야. 자네에게 투자하는 것이네. 언젠가 인생에서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 때 술값을 내러 오게."    

아웃포스트 태번, p 28-29


어렸을 땐 대학에 갈 무렵엔 내 진로를 정할 수 있을 줄 알았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 쯤엔 어엿한 길이 보일 줄 알았더랬다. 대학에 갔을 땐 그게 아니란 걸 알았지만 20대 중반엔 내가 가야할 길을 정해 거기에 이미 몸을 묶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난 지금도 바람불면 바람 부는대로, 물이 불어나면 물이 불어난대로 그렇게 휩쓸려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세상은 만만한게 아니고, 또 인생은 즐겁기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일을 거치다보니 그래도 조금은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더 늦기 전에...그렇게 지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요근래 쭈욱 고민하고 있었다.

카페 주인이 건네 주는 것도, 누군가 내게 투자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님께 받은 망고티백으로 아이스티를 만들어 마시다, 내 컵에 담긴 얼음이 다 녹기 전에 정리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몇일 전, 그리고 조금 전에 뽑아봤던 타로카드의 기록을 담아본다. 쑥쓰럽기도 하고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기 때문에 순서는 무작위, 어느게 누구의 것인지는 적지 않겠음.


1) 나의 진정한 진로 적성은 무엇인가 (Knight of batons) - 타인과의 팀웍을 중시하기보다는 개인 위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기중심, 성과 위주의 직업이 적합. 활동적이며 경쟁의식이 있는 사람이기에 영업이나 홍보,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직업이 적합하며 광고, 연예스포츠, 연예기획쪽이 적합하다.

2) 나의 진로(적성) 개발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Ace of sword_r) - 정보지식이 필수적이기에 전문적인 자격증이 중요하다. 컴퓨터관련자격증, 기자와 관련된 자격증 또는 관련 활동이 필요.

3) 진로 관련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 (lover_r) - 목적의 상실과 포기, 이 때 자신의 탓이 아닌 타인의 방해 혹은 타인의 잘못으로 포기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친구로 인해 타인에 대한 믿음을 상실할 위험이 있으며 유혹에 약하다.

4) 현재 상태에서 직업 수준이나 근무 성과를 평가한다면? (6검) - 현재 직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 중 (아마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시도로 읽히는게 아닐까 추측), 근심 뒤의 성공이라는 키워드로 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지.

5) 현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3코인_r) -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필요. 2번, 4번과 연계했을 때 자격증을 따는 과정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추측.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곧 자리 확보 및 몸값을 늘리는데도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당연해서 묘한 카드가..o<-<

6) 현재 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거의 원인은 무엇인가? (10컵_r) - 타인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불화, 불만족. 부서진 우정. 으음...

7) 진로적성(직업) 상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가? (검의 기사_r) - 보다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이 아닐지. 그런데 뒤집힌 검의 기사의 키워드 자체는 스트레스와 신중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의 실패- 라는 키워드가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뽑아본 스프레드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사진 찍는걸 까먹었는지 사진이 없네..ㅠㅠ 나머지 두개는 사진 없이 그냥 카드의 위치와 풀이로..


1) 나의 진정한 진로 적성은 무엇인가 (매지션) - 창의성이 중요. 자영업이나 프리랜서 계통이 적합하며 손재주가 있어 발명, 제조 또한 적합. 여성대상의 서비스업이나 동시통역, 개발, 치료 또한 고려해볼만 한 계통.

2) 나의 진로(적성) 개발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여사제) - 교육이나 보육, 상담을 통해...

3) 진로 관련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 (4검) -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또는 회복을 위한 휴식기로 인해 쉬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을 듯.

4) 현재 상태에서 직업 수준이나 근무 성과를 평가한다면? (8컵_r) - 상황의 반전, 힘든 고비를 넘겨 만족스러운 상태.

5) 현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세계) - 좋든 나쁘든 지금의 일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과감하게 매듭을 짓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 갈팡질팡하다 이럴 줄 알았지, 라는 말을 잊지 말 것. 목표는 높을수록 좋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

6) 현재 상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거의 원인은 무엇인가? (10검_r) - 일시적인 이득과 길어진 휴식으로 인해 생겨버린 나태..

7) 진로적성(직업) 상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무엇인가? (4코인) - ...아무리 생각해도 돈을 벌게된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 위치와 카드라서...다만 너무 구두쇠가 되지 않도록, 재물에 집착하지 않도록을 덧붙여본다..

역시 매뉴얼을 전부 번역해둔 덱이 아니면 정리하기가 어렵다. 일단 연습이라는 걸 말하고, 또 그에 대해 설명도 끝내긴했지만 블로그에 올릴땐 왠지 각잡고 다시 한번 해봐야할 것 같고 그렇다.

스프레드는 아래의 책에 나오는 진로적성 스프레드를 이용했고, 맨 위의 문구는 필름에 있는 단편 중 '아웃포스트 태번'에 나온 이야기. 아웃포스트 태번으로는 이전에 다케다의 아내를 이용해 타로카드를 뽑아본 적도 있습니다 :D

관련포스트는 이것 -> 2012/04/27 - [Tarot] - 집을 나가기 전, 다케다의 아내는 어떤 상태였을까 (단편 아웃포스트 태번 중)


타로카드와진로적성타로카드를활용해자신의타고난끼를찾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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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우연이가져온행복한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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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야마 군도 (가람북,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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